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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2010.08.03 02:28

2554년 하계수련회를 회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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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아침 일찍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일찌감치 영주에 내려가서 수련회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죠.
여러 물품들을 챙긴 후에 선발대로 약속한 법우님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역시 휴가철이라 그런지 엄청 막히더군요^^;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곳은 관음사가 아닌 부석사!!
도착해서 무량수전에 먼저 삼배를 올린후에 종무소를 찾아가
저녁 예불 동참 협조를 구하고는 관음사로 향했습니다.


아담한 시골길을 따라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관음사 초입을 지나


주 법당인 원통보전 앞에다 서둘러 차를 세우고는


관음사 주지이신 도기스님을 뵈었습니다. 언제나 소탈하시고 넉넉한 성품의 도기스님..


스님을 뵙고는 여러 모습의 관세음보살님이 계신 법당을 찾아 삼배를 올린후에
수련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시장에 나가 과일도 사고 수련복과 명찰도 정리하고..

시간이 흘러 12시가 조금 넘어 우리 법우님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죠.
예정된 시간보다 너무 지체되어 입재식은 생략하고 조편성하고 방배정하고
그렇게 수련회 첫날이 흘렀습니다.

잠든지 두어시간도 안되어 이번 수련회의 첫 일정인 새벽예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새벽예불 이후에 입재식이 있었습니다.
<삼귀의><반야심경>이후에 수련생 선서, 주지스님 인사말 등과 함께
입재식이 끝나고 나를 깨우는 108배가 있었습니다.
108배 이후엔 걷기 명상이 있었는데요. 묵언과 걸으면서 여러가지 생각할 주제를 드렸는데요
여러분들이 어떻게 느겼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음악을 들으려 귀에 이어폰을 안 끼고
말 또한 안하고 있으니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던 '사각사각'하는 모래위에 발자국 소리와
'푸드득'하는 까치소리, 아침부터 분주히 날아다니는 '날벌레'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시골의 신선한 아침공기도 좋았구요

아침 공양후에 울력을 하고 '사찰기본예절' 교육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우리 법우님들이 절하는 모습들이 제 각각이여서 항상 통일된 모습을 보고싶다는
들었었는데요. 이번 수련회에 동참하신 법우님들은 어느 정도 제대로 다시 배우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에는 이번 수련회 주제가 '초발심'이였듯, 초발심자경문 중에 원효 스님이 쓰신
'발심수행장'독경이 있었습니다. 내 몸이 내일은, 아니 오후에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한시가 급하게 수행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이후엔 주지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는데요.
법문 내내 청년회에 대한 애정과 불교의 사회적인 역활,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말고
수행하라는 무진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법문후엔 이번 수련회의 하이라이트 저녁예불을
듣기 위해 부석사로 이동했습니다.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 길에 자리하고 있는 일주문을 지나


높이가 5미터에 가까운 보물 제255호 당간지주를 지나면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을 만나게 되는데 조금 더 올라가면


부석사에 있는 2개의 누각 중 하나인 범종루가 보였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안양루를 지나 마침내 무량수전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우리 조계사의 극락전과 같이 아미타불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곳이죠. 아미타 부처님은
무한한 생명과 끝없는 지혜를 지니셨다고 하여 '무량수'라고도 불리우는데 그리하여
이곳이 '극락전'의 다른 이름인 '무량수전' 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무량수전에서 삼배 후 예불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법우님들과 사찰관람을 했는데요
무량수전 옆에 공중에 살짝 떠 있는 돌 '부석'과
무량수전 보다 오른쪽으로조금 더 높은 곳에 자리한 '3층석탑'(보물 제 249호).


보통은 법당 정면에 탑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석사는 석탑 대신 석등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석등은 국보 제 17호로 여러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조각형식을 가지고 있다는데
아쉽게도 그 의미를 알지못해 그냥 지나쳤을 법우님들이 많이 있었을꺼라 생각합니다.
3층 석탑은 무량수전 우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미타부처님이 모셔진 위치를 고려해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극락에 이르는 문 즉 안양루에는 신비한 것이 있는데요
멀리서 올려다 보면 다섯 분의 부처님이 계시는데
가까이서 보면 안 계시는 착시현상을 가져오는 신비한 누각이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운판소리와 함께 저녁예불을 알리는 의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한 분의 스님과 행자승이 장삼을 휘날리며 법고를 두드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모두들 아무말 없이 한참을 서서 그 모습을 지켜 보다가
예불이 시작되는 무량수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무량수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오르는중 법고를 치시던 스님께서
우리 수련회 복장을 보시더니 어디서 왔나며 물으셨습니다.
조계사청년회인데 관음사에 수련회 앞다가 저녁예불을 보려 부석사에 들렸다고 말씀드리니
반가히 맞아 주셨습니다.
법당에 이미 모여 있던 부산에서 오셨다는 법우님들에게 양해를 직접 구하시고는
우리에게 무량수전의 반을 내어 주시고는 스님께서 직접 출간한 책이 있는데,
기념으로 한 권씩 주시겠다고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이셨습니다.


이렇게 반가히 맞아주시고 배려해 주시던 스님이 바로 '무하스님'이셨습니다

드디어 스님의 집전으로 예불이 시작되었습니다.
새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산사에서 맞이하는 저녁예불,
한없이 엷은 미소로 우리들을 내려다 보시던 국보 제 45호 소조아미타여래좌상
스님의 나지막하면서도 물 흐르듯 부드럽게 넘어가는 예불 소리에
모두들 압도되는 듯 한없이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예불을 마친후 스님께서는 몸소 우리들 중 몇 명을 데리고
스님이 수행하시는 요사채로 안내하셨습니다. 저두 갔었는데요.
산 중턱에 소박하지만 정말 아지가기한 무하스님의 요사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요사채 입구엔 작은 일주문 처럼 울타리가 있었는데
거기엔 작은 넝쿨이 울타리를 타고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넝쿨이 바로 무하 스님께서 쓰신 수필집 '봄같이 여름같이 가을같이' 표지에 있는 넝쿨입니다.

스님께서는 다시 무량수전으로 책을 가지고 오셔서는 우리에 일일히 이름을 물어보면서,
일일히 일필휘지로 소중한 기억을 남겨 주셨습니다.
뜻하지 않게 받은 무하스님의 선물에 배고픔마저 잊어버리는것 같았습니다.
저녁예불 시간을 맞추느라 저녁을 거르고 도착한 부석사였기에 다들 조금씩은
배 고팠을텐데 비록 몸은 배가 고팠을지라도 부석사에서의 감동에 마음만은 너무 풍족한
밤이였습니다. 무하스님께 감사함을 전하고는 무량수전을 빠져 나왔습니다.


정면에서 우리를 압도하던 아미타불 부처님의 위엄은 옆 모습에서도 변함 없었습니다.
다시 관음사로 가기위해 어둠을 가르며 무량수전에서 내려 왔는데요,
마음의 여운만은 아직 부석사 그곳에 있는듯 했습니다.

관음사에 도착 후 간략하게 마음나누기를 하고는 급히 조달해온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며
그렇게 2일차 밤이 저물었습니다.

새벽예불과 함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군부대 법회에 다니시는 도기스님께서
마지막 집전을 해주시고는 대구로 내려 가셨습니다
바쁜 여정에도 불구하고 친필로 쓰신 휘호와 단주와 108염주, 조계사로 올라가는 동안
먹으라며 빵과 우유를 챙겨 주셨습니다.

마지막 날 일정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108배와 울력을 한 후 아침공양을 했었죠.
공양 후엔 이길수 전 부장님과 불화반 법우님을 강사로 하여 사불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 사경을 할 기회는 많이 있었는데요. 사불은 오랫만이라 여러 법우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붓의 움직임이 곧 그 붓을 들고있는 사람의
현재 마음가짐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깊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은 전날 아쉽게도 독경만 했던
'발심수행장' 강의를 위해 봉화 관음사에 계신 선농법사님을 모시고
발심수행장 경전 풀이와 농촌 포교활동을 관한 법문을 들었는데요
독송만 할때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내용이 법사님의 시원시원하고 눈높이를 맞춘 쉬운
법문에 다들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발심수행장' 강의와 더불어 귀농하여 지금의 농촌에서
주민들을 포교하기 위하여 했던 여러가지의 후일담을 정말 열의를 다해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법문 후엔 법사님의 지도하에 발우공양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자료집을 보시면서 이해하기 쉽게 말씀을 해주셨고
또 여법하게 공양이 진행되도록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우리가 공양하는 이 법당 밖에 아귀가 살고 있는데, 우리가 공양을 하고 발우를 행군 청수물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이 아귀는 목은 바늘구멍처럼 작고 속은 매우 커서 항상 먹어도 배 고프다고
하는데 만약 우리가 버리는 청수물에 고추가루처럼 작은 찌꺼기만 있더라도 아귀의 목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원하는 만큼만 먹고 남기지 말라는 것이 발우공양의 핵심이란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청수물을 나중에 걷어서 살짝 들여다 봤는데요.
아귀 백마리는 죽일만큼 많이 찌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살짝 법사님 귀에다 대고
"법사님! 이거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법우들에게 다시 먹으라고 겁을 좀 주세요"
그랬더니 너무 마음이 약하시고 선하신 법사님이 그냥 웃으면서 넘기시더라구요

이렇게 모든 일정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회향식을 가졌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회향식 이후로 무척이나 서둘렀던
기억이 다들 남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휴가철이라 늦어지면 차가 막혀서 저녁을 먹고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였겠죠??

짧다고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였는데요.
우리 법우님들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치룬것 같습니다.
항상 솔선수범했던 각 조장님들과 방장님들,
내내 집전을 맡아주신 박은경 총무님,
사불 강의를 위해 먼길을 달려오신 이길수 전 부장님,
언제나 추억을 소장할 수 있게 좋은 사진은 담아주시는 최석균 법우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또 기꺼이 수련회 장소를 내 주셨고 또 좋은 법문을 들려주신 도기 주지스님,
정갈한 음식과 옥수수 등 간식꺼리를 끊임없이 챙겨주시던 공양간 보살님들,
쉬는 날에도 나오셔서 음식을 해 주시던 관음사 어린이집 원장님과 선생님들,
부석사에서의 무척이나 소중한 추억과 선물을 안겨주신 무하스님,
마지막 날 대미를 장식해주신 봉화 관음사 주지이신 선농법사님,
이 외 행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마지막으로 다소 진행이 부족하고, 찬물로 샤워하고, 배 고픔속에서도
누구하나 투털거리지 않고 이번 수련회에 잘 따라주신 우리 법우님들에게 제일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였지만 이번 수련회를 통해 우리 법우님들 가슴에 조그마한
추억꺼리 하나만 남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언제나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 연수원장 태인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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