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밝힌 연등, 함께 피운 청춘
글/사진 조계사청년회 회장 이충훈 , 사무행점팀 김형민 & 미디어팀 장혜윤
불기 2570(2026)년 연등회 및 부처님오신날, 조계사청년회의 찬란했던 5월의 기록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
불기 2570(2026)년의 봄, 조계사청년회 법우들이 두 달간 도량에서 묵묵히 흘려온 땀방울이 마침내 종로의 밤하늘과 부처님오신날의 도량을 찬란하게 수놓았습니다.
지난 5월호에서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눈부신 축제이자 수행’이었음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6월호에서는 그 뜨거웠던 땀방울이 마침내 어떤 찬란한 결실을 맺었는지 나누고자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함께 걷고, 춤추며, 봉사했던 가슴 벅찬 5월의 본 행사. 세상과 가장 아름답게 교감했던 청년 법우들의 빛나는 여정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부. 종로를 수놓은 은빛 발걸음 : 세 가지 색으로 빛난 연등행렬
지난 16일(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이른 오후부터 각자의 역할에 맞춰 단정하게 복장을 갖춰 입은 조계사청년회 법우들의 설렘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어스름이 깔리고 수만 개의 연등에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자,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하던 청년들의 얼굴에도 환한 빛이 깃들었습니다.
올해 연등행렬에서 조계사는 전체 행렬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광스러운 마지막 순서를 맡았습니다. 우리 청년회는 연희단, 반야행렬단, 장엄등 이운팀이라는 세 가지 큰 축으로 나뉘어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우아한 미소로 세상을 밝히다, ‘연희단’
조계사 기수의 뒤를 이어 등장한 연희단은 청년회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초승달등과 연꽃등을 들고 시민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지난 두 달간 수없이 반복했던 동작들은 실전에서 완벽한 호흡으로 피어났습니다. 연희단 법우들은 단순히 율동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부처님오신날의 기쁨을 온몸으로 뿜어냈습니다. 연희단의 밝고 경쾌한 율동이 지나갈 때마다 거리 곳곳에서는 박수갈채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이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종로 거리를 순식간에 화합의 축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심장을 울리는 청춘의 비트, ‘반야행렬단’
이어 등장한 반야행렬단은 그야말로 청년 불교의 '힙(Hip)'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주역이었습니다. 전통 바라를 모티브로, 청년회의 호랑이 로고가 새겨진 소품과 의상을 입은 법우들은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발끝에서부터 전해지는 강렬한 비트와 절도 있는 군무는 지켜보는 이들의 어깨마저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젊음의 패기와 불교의 전통이 완벽하게 결합된 반야행렬단의 무대는 "가장 세련되고 에너지 넘치는 청년 불교의 현주소"를 시민들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묵묵한 헌신으로 중심을 잡다, ‘장엄등 이운팀’
화려한 퍼포먼스 이면에는 언제나 흔들림 없이 척추 역할을 해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형 장엄등의 이운을 책임진 청년회 장엄등 이운팀과 108장엄등을 든 법우들입니다. 거대한 장엄등을 밀고 당기며 수 킬로미터를 행진하는 것은 엄청난 체력과 고도의 팀워크를 요구합니다. 이들은 종로 거리의 요철과 인파 속에서도 서로의 호흡에 귀를 기울이며, 행렬의 간격과 속도를 완벽하게 조율했습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무대는 아닐지라도, 온몸이 땀에 젖은 채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굳건한 발걸음이 있었기에 조계사 전체 행렬이 위엄을 잃지 않고 종로의 밤거리를 유유히 항해할 수 있었습니다.
2부. 자비와 지혜를 가슴에 달다 : 보랏빛 봉축 리본과 부처님오신날
뜨거웠던 연등회의 열기는 부처님오신날 본 행사 당일인 24일(일)의 깊은 정성과 나눔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1만 번의 손길, 감사를 품고 시간을 담은 '보랏빛 리본'
올해 조계사를 찾은 참배객들의 가슴에 달린 봉축 리본의 색상은 ‘보라’였습니다. 붉은색의 ‘자비’와 푸른색의 ‘지혜’가 오랜 시간 섞이고 어우러져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보랏빛. 그 안에는 서로를 향한 감사와 굳건한 수행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청년회 법우들은 이 깊은 의미를 참배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행사 전부터 도량에 모여 약 1만 개의 리본을 직접 재단하고 접으며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특히 올해는 청년회 내부 공모와 투표를 통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라는 뜻깊은 봉축 문구를 직접 선정하여 리본에 새겨 넣었습니다. 1만 번의 손길이 닿은 리본 하나하나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청년들의 정성으로 빚어낸 따뜻한 마음의 결정체였습니다.
화합의 상징이 된 리본, 내빈들의 가슴에서 빛나다
부처님오신날 새벽 6시, 맑은 공기가 채 가시기도 전부터 청년 법우들의 하루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른 아침 조계사를 찾은 참배객 한 분 한 분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며 가슴에 보랏빛 리본을 달아드렸습니다. 리본을 달아드리는 찰나의 순간, 서로 합장하며 나누는 눈인사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평안과 축복이 흘렀습니다.
특히 올해 봉축 법요식은 우리 청년회에게 무척이나 가슴 벅찬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거행된 공식 법요식에는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주요 인사, 서울시장 후보등 여야를 막론한 다수의 국회의원과 각계각층의 내빈들이 참석했습니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이 엄숙한 자리에서, 참석한 내빈들의 가슴마다 우리 청년회가 밤새워 직접 만든 ‘보랏빛 봉축 리본’이 단정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념과 입장을 모두 내려놓고, 부처님의 자비 아래 여야 후보와 내빈들이 모두 똑같은 보라색 리본을 달고 두 손을 모은 모습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감사를 품고, 시간을 담다'라는 정성스런 마음으로 청년회가 정성껏 엮어낸 작은 리본 하나가 대립을 넘어 ‘화합’을 상징하는 매개체가 된 것입니다. 그 자랑스러운 광경을 현장에서 지켜본 청년 법우들의 가슴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뭉클함과 환희심이 피어올랐습니다.
도량 곳곳을 채운 청년의 헌신
봉축 리본 달아드리기 외에도 청년회의 손길은 도량 곳곳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진행된 관불의식 안내, 어린 불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다채로운 체험부스 운영까지. 누군가는 뙤약볕 아래서 동선을 안내하고, 누군가는 안전요원이 되어 묵묵히 참배객을 보호했습니다. 피곤할 법한 강행군 속에서도 청년들의 얼굴에는 짜증 대신 '우리가 이 도량의 주인'이라는 자부심과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맺음말 :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연등을 밝히는 일은 단순히 거리에 등을 매다는 것을 넘어, 내 마음속 깊은 곳의 불성(佛性)을 환하게 밝히는 일일 것입니다. 지난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땀 흘려 안무를 맞추고, 무거운 장엄등을 함께 밀며 종로를 걷고, 이른 새벽부터 정성껏 참배객의 가슴에 리본을 달아드렸던 조계사청년회의 여정은 올해도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수행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각자의 바쁜 일상과 직장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도량으로 달려왔던 우리 청년들. 함께 준비하고, 함께 웃고, 함께 걸었던 이 뜨거운 청춘의 연대감이야말로 진흙에 물들지 않는 맑은 한 송이 연꽃이 아닐까요?
가까운 도량에서부터 세상 넓은 곳까지, 그리고 내빈들의 가슴에서부터 수많은 시민들의 환호 속까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 조계사청년회 법우들의 발걸음이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세상 곳곳에 희망의 에너지로 퍼져나가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청년이 묻고, 청춘이 답했던 가장 눈부신 5월. 함께해 준 모든 조계사청년회 법우님들께 깊은 애정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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