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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청년회에서 준비한 송광사 신년 사찰 순례에 참여했다. 깊은 산사의 엄숙한 공기 속에서 마주한 연성 스님의 ‘무아’에 대한 법문, 새벽 목탁 소리, 송광사 대웅보전을 가득 채우는 새벽예불의 울림. 이 모든 고요함 속에서 처음으로 내 안의 부처님과 마주했다. ‘그동안 내가 겪었던 모든 고통은, 이곳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었구나.’

이후로 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불쑥 올라오는 감정, 무기력, 분노, 탐욕. 이제는 그것들을 억누르려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보았다.

‘아, 지금 화가 났구나.’
‘지금 내가 도망치고 싶어 하는구나.’

그렇게 알아차리기 시작하자 마음에 덜 휘둘렸다. 나는 운동과 법화경 사경을 시작했다. 집을 청결히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도 하루 업무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창문을 여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5분이라도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경을 할 때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정성을 담았고, 그 과정에서 마음이 차츰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질 즈음, 청년회에서 연등회를 준비하는 연희단 연습이 시작되었다. 법우들과 웃고, 땀 흘리며 두 달을 함께했다. 그 시간은 나에게 정말 소중했다. 연등회 당일, 종로 일대는 10만여 개의 연등이 빛을 내며 서울을 환하게 밝혔다. 연등 행렬은 동국대학교를 출발하여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그 길을 법우들과 함께 걸으며, 나는 그간의 괴로움이 모두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공평동에서의 무대는 서른 명 모두 하나로 맞춰지는 환희의 순간이었다.

최근 충주 석종사에서 혜국 큰스님 법문을 들었다. 큰스님께서는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곧 법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예전의 나는 늘 내일을 두려워했다. 오늘이 고통스러우니, 내일이 아예 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큰스님 법문은 나에게 전혀 다른 견해를 활짝 열어주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그것이 법이다. 숨 쉬는 순간, 그것이 법이다. 기쁘거나 괴로운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그것마저도 법이다.”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삶의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모두 수행의 자리였다. 출근길의 답답함도, 배달 음식을 시키며 느꼈던 공허함도, 팀장님의 꾸중에 움츠러들던 나의 모습 전부가 ‘법’이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말하는 ‘무상’과 ‘연기’는 바로 이 삶의 자리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나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연이 모여 지금 이 순간을 이루고 있음을 알았다.

큰스님께서는 또한 ‘고통도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하셨다. 제가 그토록 회피하고 싶어 했던 아픔과 절망의 시간들이 실은 나를 ‘해탈’의 길로 이끄는 ‘방편’이라는 말씀이었다. 마치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나듯이, 내 마음의 연꽃도 고통이라는 진흙 속에서 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나는 과거의 어두웠던 시간들조차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평안함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숭고한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청년회 법우들과 수행 인증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도반들이 전부였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수행 정진할 수 있음에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 예전의 나는 매일 고통이었고, 아침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매일 감사하고, 내일이 기다려진다. 아침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 때, 커피 향기가 퍼질 때, 길가의 작은 들꽃을 바라볼 때, 심지어는 짜증과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에도 나는 부처님의 법을 배운다.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곧 법이기에, 더 이상 외면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

이제 나는 고요히 기도한다.

‘부처님, 내일도 눈을 뜨게 해주세요. 오늘처럼만 살아도 나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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