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것은 내가 기존에 쌓아온 가치관 내지 훈습이 자극당하는 어찌보면 기계적이고 조건반사적인 작용이다.
예의바른걸 중시하는 사람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분방한 자를 싫어할 것이요, 부지런한 사람은 한가로운 자를, 호탕한 자는 세심한 자를, 개혁적인 자는 보수적인 자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원증회고\'란 심오한 가르침이 아닌 당연한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자신이 정말 불자라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기계적이고 조건반사적인 작용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그 작용을 한번쯤은 자세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왜 내가 저 사람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분명 알아야 한다. 싫어하고 미워하는 건 기계적 작용이나 자신이 그로 인해 고통받는 건 자기자신 때문이란 걸.
누구를 미워하는 건 나쁘지 않다. 다만 미움과 증오로 인해 스스로 고통받는 건 어리석은 행위이고 불자의 자세가 아닌 것이다.